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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남성 A는 데이팅 앱으로 일본인 여성 B를 알게 됐다. B 사진을 보는 순간 한눈에 반했다. 호감은 사랑으로 바뀌었고 한달이 넘도록 달콤한 말을 주고받았다. 사랑은 국경도 초월했고 A와 B는 결혼까지 약속했다.
“가상자산 거래소에 가입해서 투자하자!” B는 결혼자금이 필요하다며 A를 졸랐다. 가상자산(코인)을 잘 몰랐던 A는 혹시나 싶어서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그러나 B를 놓칠 수 없었기에 20만원을 투자했다. 가격이 오르자 출금까지 가능했다. A는 B를 의심했던 걸 후회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은 2일 매력적인 외국인 이성과 사귀었는데 이성이 코인 투자를 권유한다면 사기일 가능성을 의심하라고 권고했다. 금감원은 B가 하루에 세금이 5%씩 추가된다고 거짓말하자 A는 투자 규모를 1억520만까지 늘렸으나 애인도 코인도 사라졌다고 밝혔다. 멋진 이성을 활용한 코인 사기였던 셈이다.
금감원은 텔레그램과 라인처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해서 접근하는 이성을 주의하라고 경고했다. 매력적인 외모를 뽐내는 여성과 스스로 의사나 변호사라고 소개하는 남성인척 사기를 벌이는 범죄가 많기 때문이다. 유명한 유튜버 등의 사진을 도용하는 사례도 적발됐다.
사기꾼의 행태는 교묘했다. B와 같은 사기꾼은 한달 이상 호감을 표시하다가 결혼을 약속하거나 자녀계획을 세웠다. A와 같은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지배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게다가 허위로 가장자산거래소까지 만들어서 피해자 돈을 완벽하게 빼돌릴 범죄 도구까지 마련했다.
사기꾼은 가상자산 투자로 돈을 벌었다며 투자를 권하며 가짜 수익창을 보여주기도 했다. 금감원은 비트코인 가격과 가상자산 가격의 급등세 때문에 가상자산 투자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며 관련 사기도 자주 일어난다고 덧붙였다.
방콕포스트는 지난달 태국 경찰이 납치된 한국인 남성 1명을 구출하고 한국인 용의자 20명과 중국인 1명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금융당국은 용의자들이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 범죄 조직원으로 의심했다.
금감원은 사기범이 소개하는 가상자산거래소에 입금하고자 하는 생각이 든다면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여부를 반드시 금융정보분석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라고 당부했다. 외국 업체라 하더라도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없이 한국어 홈페이지 등으로 국내에서 영업하는 건 불법이다. 가상자산거래소의 경우 국내에 미신고된 불법업체, 심지어 투자 사기를 위해 만들어진 가짜 가상자산거래소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금감원은 사기를 당하는 중에도 사기가 의심된다면 입금내역이나 문자메시지 등 증거자료를 확보해 경찰이나 금감원에 신고하라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지속적으로 보이스피싱 관련 내용을 홍보하고 각 은행에서도 보이스피싱을 막기 위한 대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로맨스 스캠으로 인한 피해금액이 다른 사기 대비 거액이므로 소비자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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