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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미 대선 승리의 일등공신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신당 창당 선언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적(政敵)이 된 모양새다. 머스크는 5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오늘 ‘아메리카 파티’(미국당)가 여러분들에게 자유를 돌려주고자 창당된다”고 선언했다. 감세와 대규모 지출 계획이 포함된 트럼프 역점 법안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A)에 반대한 그는 공화당과 민주당이 ‘한통속’으로 미국을 파산으로 몰아 간다고 목소리 높였다.
세부 사항을 밝히진 않았으나 머스크의 전날 게시글에 따르면 “상원 2∼3석과 하원 8∼10석에 집중할 수 있을 것” “이 정도면 논쟁적 법안들에 (가부를) 결정할 표들로서 충분히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캐스팅보트 역할이 목표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50개주 별로 각각 다른 정당법과 선거법, 기성 정치권의 견제 등을 고려할 때 미국에서 새로운 전국 정당 설립이란 “세계 최고 부호에게조차 벅찬 일일 수 있다”고 미 CBS방송이 짚었다.
선거전문가 브렛 카펠 역시 “모든 주의 법 자체가 양대 정당에 유리하다. 제3당 출현을 어렵게 해놨다”며 “신당 창당과 투표용지 등재 등에 장벽이 극도로 높다. 무한정 돈이 있다면 가능은 하지만 몇년짜리 프로젝트로 수억 달러가 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순자산 추정액이 3500억 달러(약 478조 원)라는 머스크에게 창당을 위한 금전적 부담은 결정적 문제가 아닐 수 있으나 내년 11월 중간선거 후보 내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연방제 국가 특성상 미국에선 주마다 정당 설립과 선거 출마 요건이 다르다. 막대한 수의 유권자들 서명을 받아야만 정당 등록이 가능한 곳도 있다. CBS는 “녹색당(Green Party·1991년 창당)과 자유지상주의당(Libeterian Party·1971년 창당)은 여전히 주별 투표용지 등재와 정당 등록을 위해 애쓴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선 1992년 대선 때 무소속 후보인 억만장자 로스 페로가 전국 투표에서 18.9%의 득표를 얻었으나 승자독식제 때문에 선거인단을 한 명도 확보하지 못했음을 환기시켰다.
머스크는 4일 온라인 투표에서 약 65% 찬성으로 신당 추진 여론을 얻었다. 한 여론조사에선 약 40%의 미국인이 머스크 신당에 긍정적인 응답을 했으며 특히 공화당 중도층과 무당파 남성들 지지가 두드러진다. 향후 유의미한 캐스팅보트로 부상할 여지를 꿈꾸고 있으나 현실적 장벽과 제도적 장악력이 관건이다. 트럼프는 머스크에게 “완전히 미쳤다”며 머스크 회사 제재나 영주권·시민권 문제까지 언급한 상황인데, 기존 거대 양당에 미칠 파장 즉 공화당·민주당 어느 쪽 표를 흡수할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작년 대선 때 트럼프 캠프에 250억 달러 이상을 기부한 머스크이니 만큼 자금력·경험과 네트워크를 신당에도 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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