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 대출규제 시장 과열 급소 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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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 고소득층 대출·투자 제동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7-06 10:58:34

▲ 시민들을 태운 한강버스가 여의도 선착장을 출발해 뚝섬 선착장으로 향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한국 부동산 시장은 결국 빚잔치였을까. 서울 아파트 시장이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초강력 대출 규제인 6.27 대책의 효과가 강남 3구와 마용성, 노도강은 물론 외곽 지역까지 빠르게 퍼지며 시장 전반을 급랭시키고 있다.

6일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대책 발표 직후인 6월27일부터 7월3일까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77건으로 직전 주(1629건)보다 64.6% 줄었다. 송파는 95.8%, 서초는 93.3%, 강남은 68.4% 감소하며 이른바 ‘불장’이라 불리던 핵심 지역조차 냉각됐다. 마포, 용산, 성동 등 마용성 지역도 평균 절반 가까이 줄었다. 외곽인 노원·도봉·강북, 금천·관악·구로 등도 줄줄이 50% 이상 감소하며 서울 25개 자치구 전체 거래량이 줄었다.

거래 금액 감소폭도 매우 컸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거래액은 67.3% 줄어든 6319억 원에 그쳤다. 강남구는 71.3% 줄었고 서초는 97%, 송파는 89.9% 감소했다. 대출이 가능한 6억 원 이하 매물에서도 실수요자의 매수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성동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집을 보러 와도 구경만 하고 간다”며 거래 문의 자체가 뚝 끊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고소득 영끌족’의 과잉 대출 구조가 무너졌다는 분석이 자리한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5월 서울에서 이뤄진 주택 매매 중 대출금이 6억 원을 초과한 비중은 전체의 31.9%, 마용성과 강남3구는 각각 45.7%, 44.8%에 달했다. 특히 마포(33.3%)와 성동(38.3%)은 대출금이 집값의 절반 이상인 거래 비율이 서울 평균을 웃돌아 대출에 의존한 투자가 집중됐던 지역임이 드러났다.

6억 원 이상 대출자의 84.6%는 30~40대였다. 이들은 주로 갭투기 형태로 임대보증금을 안고 아파트를 매입했다. 실제로 자금조달계획서에서 확인된 보증금 승계 거래는 약 40%에 달했다. 소득은 높지만 보유 자산은 부족한 세대가 전세 레버리지와 고액 대출을 동원해 주택 투기를 벌인 구조가 이번 규제로 빠르게 붕괴되고 있다는 의미다.

시장 반응도 즉각적이다. 규제 발표 이후 계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6월27일 이후 계약 해제된 거래는 125건에 달했다. 발표 당일 해제 사유가 발생한 건수만 39건으로 집계됐다. 대부분 15억~20억 원 대출을 받고 무리하게 집을 샀다가 시장 방향이 꺾일까 두려워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계약을 취소했다는 후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규제가 고삐 풀린 대출 기반 수요에 직격탄을 날린 만큼 중장기적으로 집값 안정과 체질 개선 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지금까지의 상승은 대출 투자의 힘이 컸다. 이번 조치는 그 토대인 돈줄을 정면으로 건드렸다는 점에서 결정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추가 규제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수요자들은 ‘지켜보자’는 관망세로 돌아섰고 대기 투자자들도 하락 기회를 엿보고 있다. 성동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지금은 모두 낙폭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 집값 상승의 동력이었던 빚투와 갭투기가 동시 제동을 걸리며 부동산 시장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시장 과열의 급소를 정확히 찌른 이번 대책이 구조적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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